나는 받은 만큼 일하기보다, 일한 만큼 받고 싶다.
이 말은 단순히 돈을 더 받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일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이만큼 받으니 여기까지만 하면 돼.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스스로 정해놓게 된다.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볼 이유도, 부족한 것을 배울 이유도 줄어든다.
반대로 일한 만큼 받겠다고 생각하면 질문이 달라진다. 이 일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지금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회사가 그 태도에 더 나은 보상으로 답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한 것은 내게 남는다.

일한 만큼 받겠다는 태도가 나를 바꾼다
받은 만큼만 일하겠다는 생각은 지금 받는 보상을 기준으로 내 가능성의 크기를 정하는 일일 수도 있다.
나는 내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려고 할 때 더 많이 배웠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익숙하지 않은 일을 맡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동안 전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늘었다.
무조건 오래 일하거나 회사에 나를 끝없이 소모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필요한 경계를 지키면서도, 내가 하기로 한 일을 현재의 보상만큼으로 미리 잘라내지는 않겠다는 쪽에 가깝다.
일한 만큼 받겠다는 태도로 일하면, 보상보다 먼저 내가 달라진다.
열심히 했는데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내가 열심히 일했는데, 일한 만큼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당연히 들 수 있는 걱정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런 회사도 있다. 노력한 만큼 반드시 보상받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모든 직군과 상황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계속 인정받지 못한다면,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늘 퇴사만 생각하며 일한다는 뜻은 아니다. 일을 하며 배운 것과 전보다 잘하게 된 것은 회사에만 남지 않고 내게도 남는다.
보상이 따라오지 않을 때 내가 가지고 나갈 수 있는 것은 결국 그 경험과 성장이다.
퇴사를 앞두고 하던 일을 정리하는 이유
나는 퇴사를 앞두면 오히려 하던 일을 더 꼼꼼히 돌아보는 편이다.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그 일을 하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아직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확인한다. 다음에 어디로 가든 다시 쓸 수 있도록 내가 해온 일을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떠나기 전에 할 수 있는 만큼 채운다.
회사에 마지막 힘까지 바치려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을 내 경험으로 제대로 가져오고 싶은 것이다.
나에게 퇴사 준비는 이력서에 한 줄을 보태는 일보다, 내가 전보다 무엇을 더 할 수 있게 됐는지 확인하는 일에 가깝다.
돈은 목적이라기보다 인정의 한 지표다
이렇게 말하면 돈만 많이 주면 이직하는 사람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런 뜻은 아니다.
돈이 사람의 가치나 일의 전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내가 한 일에 대한 평가와 인정을 드러내는 여러 지표 중 하나다.
군 생활 때는 포상휴가가 비슷한 역할을 했다. 여러 간부에게 받은 포상휴가만으로 내 군 생활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맡은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 보여주는 눈에 보이는 결과였다.
직장에서의 보상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돈이 전부는 아니어도, 내가 기여한 만큼 받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내가 회사와 일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여전히 재미다. 다만 지금은 가정이 있고, 기본적인 생활을 지키는 데 필요한 최소 수입도 있다. 재미와 보상은 둘 중 하나를 버려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돈은 중요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결론은 돈이 아니다. 내가 일하는 동안 무엇을 배우고, 전보다 어떤 사람이 됐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결국 내가 가지고 나가는 것
일한 만큼 받겠다는 태도로 일하면 더 잘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부족한 것을 배우고, 해결하지 못했던 일을 하나씩 해내면서 전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회사가 그만큼을 알아주면 좋다. 제대로 보상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있다.
그때 내가 가지고 나가는 것은 경력 한 줄만이 아니다. 그 일을 통과하며 쌓은 경험과 실력, 그리고 전보다 성장한 나 자신도 함께 가져간다.
그래서 나는 받은 만큼만 하며 버티기보다, 내가 한 일에 맞는 보상을 요구하고 싶다.
그 태도로 일하는 동안 결국 가장 많이 달라지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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